아침엔 괜찮다가도 오후엔 괜히 울컥.
점심 먹고 친구와 웃다가, 저녁엔 이유 없이 우울해진다.
감정의 롤러코스터 위에 탄 듯 하루가 끝날 때쯤엔
“나 왜 이러지?” 하는 자책이 밀려왔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말,
한두 번 들어본 게 아니다.
하지만 이걸 단순한 예민함이나 성격 탓으로 돌리기엔,
나는 너무 자주, 너무 크게 무너졌다.
남들 앞에선 아무렇지 않게 웃지만,
속에선 눈물이 차오르고,
혼자 남은 밤이면 감정의 파도에 휩쓸렸다.
✅ 내 감정의 파도를 마주하게 된 계기
회사에 다니던 시절,
회의 도중 사소한 지적을 받았는데,
그날 하루 종일 속이 뒤집힌 것처럼 불안했다.
이틀 뒤엔 별일 아닌 일에 크게 화를 냈고,
그 다음 날엔 갑자기 아무 말도 하기 싫었다.
사람들은 “감정 조절 좀 해”라고 쉽게 말했다.
하지만 조절할 수 있다면, 나도 이러지 않았을 거다.
나는 감정 기복이 왜 생기는지,
어떻게 나를 휘둘러 왔는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감정 기복, 나약함이 아니라 '신호'였다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은 대개 감정에 민감하다.
즉, 자신의 감정뿐만 아니라
주변의 기류, 말투, 눈빛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정서 반응성’이 높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민감함이 ‘자기 감정 인식 능력’과 연결되지 않으면
감정이 흘러가는 대로 휩쓸린다는 거다.
나 역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그 이유를 인지하지 못했고
그저 피하거나 억누르거나, 혹은 폭발시켰다.
✅ 내가 했던 첫 번째 변화: 감정 기록하기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메모장에 적기 시작했다.
“오늘 화가 난 이유 – 팀장 말투, 내가 무시당한 느낌”
“불안했던 순간 – 메신저 답장이 늦었을 때”
이 단순한 기록은 내 감정이
외부 자극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
예: 화 → 무시당함 → 인정받고 싶음 → 낮은 자존감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감정이 폭발하는 빈도와 강도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 내가 했던 두 번째 변화: 감정과 거리 두기
감정이 올라오면
“내가 지금 슬퍼하고 있구나”,
“이건 불안이라는 감정이야”라고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연습했다.
이 단순한 행위 하나로 감정이 ‘내가 아니라 나의 일부’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리고 감정을 ‘좋은 감정 vs 나쁜 감정’으로 나누지 않았다.
짜증, 화, 슬픔, 억울함 모두 정당한 감정이다.
그 감정들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오히려 커진다.
그걸 허용해주는 게 감정 기복을 다루는 핵심이었다.
✅ 사람 관계에서 감정 기복을 줄이는 법
감정 기복은 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심해진다.
상대가 한 말, 한 행동, 한 표정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나는 관계를 정리하기보다,
관계 안에서 ‘기대’를 낮췄다.
상대방이 내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내려놨다.
그리고 내가 먼저 내 감정을 말하는 연습을 했다.
“오늘은 기분이 좀 가라앉았어”,
“조금 예민한 상태야, 이해해줘”
이렇게 솔직하게 표현했더니
상대방도 내 반응을 오해하지 않게 됐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 안정감을 얻을 수 있었다.
✅ 감정 기복과 함께 살아가는 연습
감정 기복은 병이 아니다.
그건 우리의 ‘정서 에너지’가 요동치는 방식일 뿐이다.
감정이 널뛰듯 움직인다는 건
그만큼 내 안의 감정 회로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다루는 능력이다.
그걸 키우기 위해선 훈련이 필요하다.
기록하고, 인식하고,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연습.
나는 여전히 감정이 널뛸 때가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기력하게 휩쓸리지 않는다.
그 감정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라는 걸 알기에,
그 신호를 따라 내 안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려 한다.
💬 마무리: 감정이 널뛸 땐, 잠깐 멈춰 서보세요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해서,
당신이 이상하거나 미숙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인식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거니까.
지금 감정이 혼란스럽다면
그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무엇을 말하는지
조금만 더 시간을 내어 바라봐 줬으면 한다.
감정을 다스리는 건
그 감정을 억제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느끼고 흘려보내는 것이다.
감정의 파도는 늘 찾아온다.
하지만 그 파도를 피하지 않고,
탄탄한 보드를 만들어 함께 타는 법을 배워간다면
우리는 점점 더 단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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